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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찰기

원망도 예언이다 (2)

G에게 사과를 받은 방법

 

G의 심리가 대충 보이자 G가 제물로 나를 선택한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약자가 아니라 영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내가 취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위협적인 액션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나에게 분명히 잘못을 해서 중인과 근거를 가지고 따졌을 때는 멸시하는 말을 하던 사람이 힘을 보여주자 바로 공손해져서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인간 세상 참 그렇고 그렇더라.

 

그러나 G가 내게 직접적인 폭언이나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난 후에 나는 아마도 "존재 불안" 문제를 건드려 봤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상대방이 당신을 타자화 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매우 좁아진다.

 

 

원망은 통제력의 상실 선언

 

"말이 씨가 된다"거나 하는 예언적인 속성을 배제 하더라도 원망하는 문장이 가지는 논리 자체가 상당히 원망하는 사람을 불리하게 만든다. 원망이 깔고 있는 배경의 전제가 더 나쁘다.

 

[예제 A] "피터 때문에 계약이 잘 안됐어" 

[해석] 이 계약의 통제권은 피터에게 있다.

 

[예제 B] "찰스가 그때 내게 돈을 빌려 줬더라면 내 사업이 잘 됐을 텐데"

[해석] 내 인생과 사업의 열쇠는 찰스가 돈을 빌려주냐 아니냐에 있다.

 

[예제 C] "며느리가 재수가 없어서 우리 아들이 승진을 못했다."

[해석] 우리 아들의 미래는 며느리가 누구냐에 달려 있는데 우리 며느리는 재수가 없으므로 앞으로도 재수가 없을 것이다. 

 

[예제 D] "교회 사람을 만나면 재수가 없다"

[해석] 내 상황과 운은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 얼마든지 나빠질 수 있다."

 

[예제 E] 내가 고등학교 학교때 부모님이 이혼을 안 하셨더라면 내가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을 텐데

[해석] 내 진학과 성공은 부모님이나 주변 환경에 좌우된다.

 

원망하는 문장 자체가 대체로 과거의 통제력 상실이 현재와 미래에조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리고 과거의 데미지에서 회복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을 전제를 깔고 있다. 그래서 원망하는 말은 "내가 어쩔 수 없다"는 선언 같은 것이 되어 버린다. 또한 내가 어쩔 수 없었다는 합리화를 위해 원망을 사용하기도 한다. 

 

 

 

원망에서 벗어나는 법

 

원망을 치유하는 방법은 원인을 파악했다면 아주 당연히 깨달을 수 있는 방법들이다.

 

G의 케이스 처럼 모든 원망이 미신적이지는 않다. 실제로 우리가 원망하는 대상이 원인을 제공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많은 원망들은 논리적이기 까지 하다. 어떤 것은 긴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것들도 있으니 그런 깊은 이야기는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1. "존재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다.

 

"당신은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다.", "부처님의 끝없는 자비" 등등 종교란 이런 존재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투쟁의 기록이 아니던가. 종교 자체는 문제가 많더라도 그 안에 영성에는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초월적 힘의 비결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특정 종교를 홍보할 생각 없으니 안심하시라.)

 

그 밖에도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혹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가치 있다고 여겨 준다면 이런 불안은 줄어들 것이다. 

 

2. 자기비난을 멈추자

 

이게 1번과 연결되는 내용인데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를 비난한다. 어렸을 땐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우리 자신을 비난했던 습관이 알게 모르게 남아 있다. 그리고는 빠르게 그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취한다. 세상을 원망하건 원망할 타인 찾건 간에 말이다. 그런 원망을 전가할 대상이 있어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자기 비난을 멈출 수 있다면 "탓"할 대상을 찾을 필요가 없다. 

 

 

3. 자기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자

 

G가 만약 조금만 더 논리적이었더라면 카톡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 그 친구의 시댁이 사실은 해외에서 일자리와 비자의 편의를 봐준 고마운 분들이고 불행의 탓을 한 나라는 언니가 사실은 인간관계에서 손해 보기 싫어하는 G를 이러저러한 모임에 초대해주며 사람을 붙여주려고 노력하는 유일한 사람이란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버지의 전신마비는 당사자에게 가장 큰 불행이지 그 소식을 듣는 딸이 불행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내 불행이 아니라 진짜 당사자는 어떤지 살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자기중심적으로만 해석하니 잘못은 인정하기 싫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2. 긍정 언어 습관으로 사고 프로세스에 좋은 재료 넣기

 

좋아하는 것 혹은 좋았던 사건 것 원하는 것을 계속 말하라. 좋은 것들이 계속 생각나게 해야 한다. 그것들이 생각에 머무는 동안 우리 마음도 밝아지고 좋은 것을 찾아서 보는 눈도 생기는 법이다. 기분 좋은 생각에 자주 오래 머물고 그것들을 말로 표현해 보자. 사고 프로세스에 좋은 것을 넣은 만큼 좋은 것이 끌어당겨지는지 누가 아는가.

 

나는 근육을 사랑한다. 근육 있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래서인지 올림픽 선수팀 소속이었던 육상 선수나 MMA 선수를 남자 친구로 둔 아마추어 역기 선수 그리고 근육 만들기가 좋아서 PT를 받는 여성 친구들이 저절로 생겼다. 내가 직접적으로 접근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전부 우연한 계기에 만난 사람들이다.  

 

역기를 드는 여성의 뒷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물론 남성의 모습도 아름답다. Photo by  John Arano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