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 중에는 흥미롭고 복잡한 주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만한 사람들이 있다. 혹은 깊이 있는 주제에 대해 흥미롭게 들어줄만한 사람이 흔하지 않기에 나에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여기 쓰려는 내용은 친구 중에 학생들 웰빙을 연구하며 박사과정 논문을 제출한 친구와의 대화에서 배운 데이터로 입증한 키포인트에 나의 해석을 첨부한 것이다. 그 논문을 직접 인용한 글은 나중에 올리더라도 여기 올리는 3가지 요인이 중요 체크 포인트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친구 이름은 Dr. Gazal Bharara이고 AUT, New Zealand에서 연구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거나 혹은 전학을 가게 되거나 혹은 이민을 가서 변화하는 환경에 처해 질때 아이들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물론 성인들도 새로운 직장에 가게 되거나 군대 입대하거나 가족관계에 중차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지만 사춘기 학생에게 새로운 환경이란 그 나이에 겪게 되는 나름의 스릴 넘치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이 변곡점을 잘 활용하여 이전 학교 생활보다 학업이나 교우 관계에서 더 자신감 있는 생활을 하는 계기로 만들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런 자녀를 두고 있다면 아이가 새 환경에서 잘 적응 할 것인가 걱정도 기대도 될 것 같다. 만약 아이가 상급 학교에 진학한다면 진학 초기 기간은 특별히 더 신경 써주면 어떨까.
1. 안전감
전문가의 이야기는 나의 예상을 깼다. 평소 선입견은 "안정감"처럼 서적이나 대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그와는 다르다. 물론 안전감과 안정감 사이에 연관관계가 있지만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아이는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안전감과 안전은 같은 것이 아니다. 내전이 있는 나라에서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있다. 반대로 범죄율이 낮은 도시에 살아도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안전하다는 느낌은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다. 가정에 불화가 있거나 혹은 심리적은 불안감을 주는 폭력이 존재한다면 이 안전감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절대자를 의지하면서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인간도 하다. (그런 고차원적인 영성을 사춘기 아이에게 기대하지 말자.) 우리 인간이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한편으로는 동물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껴야 다른 발달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쉽게 와 닿는 이치이다. 집에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안전하다고 느껴야 구석에 숨지 않고 주인이 주는 사료도 먹고 재주도 배운다. 고양이는 작은 포유류라서 야생에서는 천적이 많은 관계로 끊임없이 주변을 체크하며 자신이 안전한지 확인한다. 내게도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는데 내가 이사를 갔을 때 우리 고양이는 주변을 아주 철저하게 체크했다. 위험인물은 없는지, 각 방마다 탈출구는 위치는 어디인지, 숨기에 좋은 포인트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그 포인트에 몸을 끼워본다. ( 우리 고양이는 대형 묘라 그런지 꼭 엉덩이를 끼워본다.)
원시시대 사춘기 아이들도 성인에 비해 몸집이 작고 완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포유류 (예를 들면 성체 인간 혹은 큰 야생 포유류) 등을 경계해야 했을 것이고 그러한 본능은 우리 유전자와 집단 무의식 그리고 몸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새로운 환경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생존을 위해서 아이의 뇌는 온통 이 위험 요소에 대한 대비로 바쁠 것이고 정작 중요한 교유관계나 학업 등에 쓸 여력이 남아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2019년 현재 미국에 총기 사고들이 많이 벌어진다. 총기난사사건도 1.5일에 한번꼴로 있을 정도니 할 말 다했다. 최근에 문제가 된 총기 사건은 백인 경찰이 자기 집 소파에 앉아있는 흑인 남성을 총으로 쏘아 그 흑인 피해자는 사망한 사건이다. 그 백인 경찰은 아파트 층을 착각해서 그 흑인 남성의 집이 자기 집인 줄 생각하고 들어간 것이었다. 총기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미국에서 당신이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해보자. 매일 뉴스에서는 쇼핑몰이라든가 학교에서 총기난사가 일어났다고 보도한다. 아마도 당신은 범죄 현장에서 짧고 날카로운 굉음과 함께 경찰 동료를 잃었던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총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경계상태가 되어 있다. 귀가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흑인 남성이 거실에 있다. 그 순간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던 온갖 편견(인종적인 편견을 비롯해서)과 두려움이 당신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행동을 지배한다. 집 안에 평소와 다른 가구가 배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거나 피해자의 얼굴이 오가며 스쳐갔던 이웃의 얼굴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거나 피해자의 손에 무기가 없다거나 하는 정보는 프로세스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고는 벌어진다.
성인조차도 생존을 위해서 라면 일상적인 프로세스를 생략하는 뇌를 가지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소형 포유류인 아이들은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보자.
아이가 현재 환경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가능하면 평안한 말투를 쓰고 야단칠 것이 있어도 부드러운 말투로 해보자. 안전함을 확신시켜 주는 말을 매일 해줘야 할지도 모른다. 혹시 무서워 하는 무언가가 학교나 가정에 있다면 해결해 주면 좋겠다. 무서운 사건 사고 뉴스는 가급적 피하도록 해보자. 아이들은 보호자의 얼굴을 보고 있다. 그러니 본인이 어떤 기분인지도 종종 체크하자. 아이의 어깨가 움추러 들거나 경직되는지 혹은 좁거니 어두운 곳에 숨는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관찰하자.
앞에서 설명 한대로 안전과 안전감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 같은 환경에서도 아이들마다 안전함을 느끼는 심리적인 기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보호자의 말과 행동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 예를 들어 우리 고양이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 몇 개월 동안 똥오줌을 엉뚱한 곳에 누었다. 슈퍼 울트라 애묘인이지만 뒤처리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양이가 불안함을 느끼는 인물을 환경에서 제거한 바로 다음날부터 모래판에 대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당신의 아이는 자기감정을 말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아이 일 수도 있고 우리 고양이보다 더 섬세한 관찰이 필요한 조심스러운 생물 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인간 꼬물이를 양육하는 모든 인간 성체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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